일상다반사

녀석의 진짜 정체는 '제트'였습니다.

Artanis 2010. 9. 30. 07:20

얼마전에 <[일상다반사] - 아빠에게 탄로난 우리 아이의 정체는?> 이라는 제목으로 녀
석의 탄로
난 정체가 무엇이었는지를 포스팅한 적이 있었습니다.

지난 포스팅을 못보신 분들을 위하여 간략하게 다시 설명드리면, 아빠가 블로그에 포
팅 하는것처럼, 6살밖에 안된 아들녀석의 표현의 자유는 블로그대신 현관문을 통해 표

되고 있었습니다. 가끔 아빠에게 쓰는 편지도 붙어있고요, 종이접기도 붙어있고요, 아무
튼 종류를 가리지 않습니다.

녀석의 정체가 드러나던 그날, 녀석은 분주하게 안으로 밖으로  왔다갔다하더니, 현관
문에 새로운 포스팅이 나붙었습니다.

바로 이것이었었죠
이것으로 아들녀석의 정체가 드러난줄 알았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우리 아이의 정체는 평화로운 지구를 침략하는 외계인을 물리치고,
지구를 지키는 우리
아이는 ,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독도를 사랑하는 대한민국의 아들
줄 알았습니다.
어떤 이웃님은 망토를 하나 사주는게 어떻겠냐고 조언도 해주셨었구요. 


어제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더니, 싱크대 문에 이런게 붙어 있었습니다.


"저건 뭐야? 지저분하게 뭘 또 저렇게 붙여 놨냐~ ? "
"아빠!! 잠깐 기다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빠의 투정섞인 말에 녀석은 되레 신이 났습니다.
녀석은 갑자기 저것들을 전부 떼어내더니 머리에 뒤집어쓰기 시작하는것입니다. 

"?????????"
녀석의 엄마 말로는 오늘 유치원 갔다오더니 옷도 안갈아 입고 갑자기 저걸 후다다닥 만
들더랍니다. 디게 웃기다면서 한번 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잠시후 이렇게 변신했습니다.











"아빠~ 짠~ 난 옴니피닉스 제트야! 아빠 나 멋있지~"

"뭐~ 옴니뭐 어쩌구?"
또 어디서 들은건 있어가지구 자기 멋대로영어 비스무리한 이름을 갖다 붙였습니다.
듣고 보니 여기저기 '제트'를 잔득 그려 놨더군요.

"옴니피~어쩌구... 제트가 뭔데? 만화에 나와?"
"아니~ 아빠~~~ 슈퍼맨은 S가 있잖아~~ 그래서 난 Z 만들었어~ 우하하하하"
좋답니다.

녀석이 드러낸 진짜 정체는 바로 슈퍼맨의 친구 '제트' 였습니다.
머리에는 투구같은 가면을 쓰고, 제트가 새겨진 작은 칼을 하나 들고 있으며, 팔목에는
레이저광선이 나가는 제트 팔찌를 차고 있는 지구를 지키는 뉴히어로 제트가 나타난것입
니다.

아빠가 웃어주니 더 신나서 포즈를 취해줍니다.



제법 그럴사하게 만들었습니다. 무릎 보호대도 있구요, 미간을 보호해주는 덮개도 있네
요.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고.. 늘 엉뚱 발랄함으로 아빠를 웃게 만들어주는 녀석입니다.
녀석이 저것들을 뒤집어 쓰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웃기던지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런데 제트에게는 한가지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시 사람으로 변신할때 머리에 달라 붙는다는 것입니다.


요즘 경제도 어렵고, 물가도 오르는데 아빠 다니는 회사까지 어려워지고,
덩달아 어깨가 쳐지고있는 아빠는 요녀석 때문에 힘이 납니다.
늘 아빠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요녀석이 제게는 가장 큰 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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