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젖니 빼느라 꼬박 밤새운 우리 가족

Artanis 2010. 10. 12. 07:37
지난주 드디어 녀석의 젖니를 뽑았습니다.
아들녀석, 얼마전 부터 아랫니가 자꾸 아프다고 하더군요. 젖니가 빠지려 한다는걸 잠깐 의심해 보았지만, 본인의 경험 말고는 젖니를 경험해보지 못한 엄마 아빠는 어설픈 어릴적 기억을 떠올려 초등학교 1학년 정도 되었을때 젖니가 빠진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그러므로, '아직 6살 밖에 안된 이 녀석 이빨에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어리바리 엄마 아빠는 혹시 잇몸이 다쳤나 들여다 보기도 하고요, 혹시 친구랑 부딪힌적 있는지도 물어보고요, 딱딱한거 먹다 찔린거 아닐까... 온갖 시나리오는 다 썼습니다.

.................!

그런데 잠시 녀석의 이빨을 살펴보던 아내,
이빨이 흔들린답니다.  이럴수가요~~
벌써 젖니가 빠지는 것입니다.

아직 아가라고 생각했는데, 잠잘때 아직도 손가락을 쭉쭉 빨고자고, 무서운 꿈꾸면 깨서 아가들처럼 엉엉 우는 녀석인데, 벌써........!

아내와 저는 감격으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너무 신기합니다. 벌써 젖니가 빠지다니요... ^^;;
그런데 한편으로는 벌써 이렇게 커버린것 같아 서운한 마음이 교차하네요.
남자아이라 점점 커 갈수록 애교도 줄어들고 무뚝뚝 해질텐데, 이렇게 자라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시간이 조금만 천천이 갔으면 하는 마음이 함께 합니다.
철이없는걸까요? 이기적인 걸까요? ^^;;
아내도 저랑 같은 마음이라고 하네요.

이미 다 겪고 지나가신 선배님들께서는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어릴때 아버지께서 제 젖니를 실에 묶어 빼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내 아이에게서 같은 모습을 보고 있는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

저의 어린시절처럼 실에 묶어 빼는건 포기했습니다. 엄마 아빠는 겁이 많아 차마 실로 뽑지를 못하겠더군요. 허걱~ ㅠ.ㅠ

치과로 데려 갔습니다. 
너무 무섭나 봅니다. 표정이 안좋습니다~
그런데 아빠는 좋다고 사진만 찍습니다. ㅎㅎㅎ

치과 선생님이 다른 이빨까지 차근차근 살펴봐주시고,


드디어 뽑았습니다. 아랫니 하나가 텅 비었습니다.
요즘은 젖니를 뽑으면 보관함에 넣어주네요. 처음 알았습니다. ^^


생각했던것 보다 안 아팠다고 자랑스러워 하더니,
그날 밤 녀석은 잠자다 몇번을 깨서 울었습니다.
아가시절로 돌아간것 같네요.
너무 서럽게 울어서 왜그러냐고 물어보면, 이빨 뽑는 꿈을 꿨답니다.
꿈이니까 걱정 말라고, 간신히 진정시켜 재워 놓으면 또 울고 또 울고... ㅠ.ㅠ

그렇게 녀석은 밤새 이빨을 뽑느라 잠을 제대로 못잤습니다.
꿈에서 이빨 뽑는 녀석이 울어대서 엄마 아빠도 덩달아 못잤습니다.
꿈꾸며 우는걸 보니 아직은 아가네요.. 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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