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백색계란 실종 사건

Artanis 2010. 9. 12. 07:38

어제 마트에 갔더니 계란코너에 낯선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백색계란이 있더군요. 
원래는 낯설지 않아야할 풍경이었습니다. 오래전 제가 어릴적에는 백색계란만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어느날 부터인가 갈색계란이 식탁과 마트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왜 그동안 그걸 몰랐을까 신기했습니다.
어느덧 자연스럽게 갈색계란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제 머리속에는 계란은 '하얀색'이라는 정의가 아직 남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흰색계란이 사라진 이유

백색계란이 왜 마트에서 사라졌는지 알아보았더니, 이유가 있더군요. 하나는 경제적인 것이고, 또하나는 사람들의 편견 때문이었습니다.
양계협회에 따르면 현재 시판되는 계란중 99%가 갈색란이라고 하는데, 그중 국내 양계농가에서 키우는 닭은 하이라인 품종이 60%, 로만 품종이 30%라고 합니다. 이 두품종은 모두 갈색란을 낳는 닭이구요.
그리고 백색란은 부활절 행사때에나 일부 사용될 정도로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백색란이 사라진 첫번째 이유는, 백색란을 낳는 백색레그혼이 질병에 약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사육농가가 줄어들다 보니 개체가 줄어들었습니다.

백색레그혼은 1980년대만 해도 대한민국의 70~80%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질병에 취약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질병에 강한 갈색란을 낳는 품종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게다가 소비자들의 편견도 한몫 했습니다. 갈색란을 본 소비자들에게 하얀색의 백색란의 영양이 더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백색란의 수요가급감하고, 반대로 갈색란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것입니다.

우리밥상을 책임져 주었던 흰색계란을 낳는 백색레그혼

어릴적 시골에서 이렇게 생긴 닭을 많이 봤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밥상을 책임져 주었던 백색 레그혼입니다. 이런닭들 기억나시죠? ^^
  
레그혼(Leghorn)은 이탈리아 원산의 산란용 품종이다. 이탈리아 서해안의 항구도시 리보르노 원산이며, 레그혼은 리보르노를 과거에 영어로 부르던 명칭이다. 리보르노 원산으로 그 곳 항구를 통해 수출되어 영국미국에서 개량하여 전 세계로 보급하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퍼진 닭 품종의 하나가 되었다. 성장 속도가 빨라 어릴 때부터 알을 낳을 수 있으며, 암컷 한 마리가 연 평균 220개 이상의 많은 달걀을 생산한다. 몸집이 하얗고, 하얀 색깔의 달걀을 낳는다. 대한민국에서도 최근까지 가장 널리 기르던 닭 품종이었으나, 하얀 달걀보다 갈색 달걀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그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출처 위키백과-

Leghorns
Leghorns by calpsychik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마치며

실은 저 또한 눈앞에 펼쳐진 백색 계란이 오히려 신기해 보이면서도 선뜻 손이 가질 않더군요. 이미 제 머리속에도 백색란에 대한 편견이 생겨난것입니다.
제 아내가 호기심에 사와 보긴 했는데, 껍질이 얇아서인지 살살만 두들겨도 쉽게 깨지더군요.
사실 요즘 갈색란은 웬만큼 두들겨서는 잘 깨지지도 않습니다.
백색란을 라면에 넣을려고 갈색란 두들기듯 젖가락으로 내려쳤다가, 이게 웬일 입니까. 퍽~하고 터져버리더군요. 껍질채 라면에 퐁당 했습니다.
껍질이 얇긴 하네요.

양계협회에 따르면 갈색란이나 백색란이나 영양에서는 전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백색란을 낳는 레그혼 종이 사료를 덜 먹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갈색란의 2/3 수준이라고 합니다.
또 백색란을 낳는 닭의 품종이 많이 개량되어서 예전처럼 질병에 많이 약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백색란이 사라졌던 경제적 이유는 해결된 것이죠.
오히려 백색계란 생산단가를 낮춰주므로 경제적으로 유리해졌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한가지 남아있는 유일한 문제는 소비자들의 편견입니다. 우리가 백색계란을 선호하면, 저렴하게 계란을 먹을 수 있습니다. 단 백색계란은 껍질이 얇아 쉽게 오염이 될수 있다고 하니, 생산유통 관리가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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