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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스타보다 빛났던 아름다운 도전

Artanis 2010. 11. 28. 08:32

ⓒ럭비국가대표 채성은선수 미니홈피


광저우아시안게임이 16일간의 뜨거운 열전을 마치고 막을 내렸습니다. 때로는 기쁨의 눈물을, 때로는 아쉬움의 눈물도 흘렸지만, 승패를 떠나 도전하는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은 지켜보는이들의 가슴을 쿵쾅쿵쾅 뛰게 만들었습니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동안 사람들은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에 열광하고 얼짱선수들의 외모에 열광하고 인기종목의 메달 색깔에 관심을 가졌지만, 스타선수와 얼짱선수들, 그리고 인기종목 못지 않게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여자럭비대표팀도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아시안게임 기간동안 치뤄진 6경기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Loser (루저)' 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그녀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있었기 때문 이었습니다.
그녀들의 열정 만큼은 'Winner (위너)' 였던 것입니다. 

아시안 게임 6경기에서 그녀들의 성적은 6패.
그녀들이 상대팀에게 내준 점수는 무려 239점.
그녀들이 얻은 점수는 15점.
239대 15.

그녀들은 왜 이렇게 참혹한 패배를 당했을까요. 어쩌면 그녀들의 끔직한 패배는 당연한 결과 였을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국가대표로 선발되고 훈련한 기간이 고작 5개월에 불과 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그녀들이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전에 럭비라는 운동을 해본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녀들은 국가대표가 되기전에 고등학생이었고, 대학생이었고, 회사원 이었습니다.

이렇게 급하게 대표팀을 꾸리게 된 이유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남녀 7인제 럭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기 때문입니다.

럭비규칙도 몰랐습니다. 그런 선수들이 모여 5개월 동안 경기 규칙부터 배우기 시작했으니, 수년동안 운동해오던 다른나라 선수들을 이긴다는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었죠. 솔직히 말해서 열심히 오랜기간 갈고 닦아온 선수들을 5개월짜리 초짜가 이긴다는 것은 그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에대한 예의가 아닌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은 왜 불가능한 도전을 했을까요. 게다가 우리나라에는 여자 럭비팀이 하나도 없습니다. 메달을 따는것도 불가능하고, 럭비팀이 없어 장래가 불투명한 럭비에 인생을 걸었던 그녀들이 무모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럭비국가대표 채성은선수 미니홈피


그런데 그녀들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불모지의 개척자로서의 꿈, 자기자신과의 싸움, 불가능을 향한 도전자의 꿈이 있었던 것이죠. 그 꿈을 향한 그녀들의 목표는 금메달이 아닌 1승이었습니다. 1승이라는 것은 그녀들의 열정에 대한 대가이자 꿈을 향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상징이었습니다.

중국선수들에게 부딪혀 쓰러지고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뛰는 그녀들의 모습이 눈물짓게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쓰러지고 넘어지지만 사력을 다해 다시 일어나 뛸 수 있는 열정이 있었기에 그녀들은 239대15로 지면서도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연습경기에서 남자 중학생들 조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그녀들의 1승 목표는 결국 다음기회로 넘어갔지만 그녀들은 희망을 봤습니다. 한점도 못내던 그녀들이 경기를 거듭 하면서 점수를 내기 시작한것입니다.

"아시안게임은 끝이 났지만, 스타선수들 보다 더 빛났던 그녀들의 꿈을 향한 도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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